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 13월의 월급을 기대하는 마음과 동시에, 혹시라도 가족이나 회사에 알리고 싶지 않은 민감한 지출 내역이 공개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4월에 병원에서 결제한 내역만 쏙 빼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배우자가 제 카드 내역을 볼 수 있는데 특정 항목만 지울 수 있나요?"와 같은 고민은 사실 매년 반복되는 단골 질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10년 이상의 세무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특정 내역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삭제하는 방법과 시기, 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까지 꼼꼼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자칫하면 개인정보 노출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전문가의 조언으로 현명하게 대처하세요.
연말정산 내역 삭제, 언제부터 가능할까? (삭제 기간 및 조회 시점)
연말정산 내역 삭제는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개통되는 매년 1월 15일 이후부터 가능합니다. 2025년 귀속 연말정산의 경우, 2026년 1월 15일부터 조회가 시작되며 이때부터 원하는 항목을 선택하여 삭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시는 부분이 바로 '삭제 가능 시기'와 '자료 수집 시기'의 차이입니다. 1월 15일 이전에 미리 삭제를 예약하거나 특정 월의 내역을 보이지 않게 설정하는 기능은 제한적입니다. 간소화 자료가 확정되어 시스템에 올라오는 시점(1월 15일)부터 본격적인 삭제가 가능하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삭제 타이밍을 놓치면 발생하는 문제점
실무에서 접한 가장 안타까운 사례 중 하나는 "나중에 지워야지" 하고 미루다가, 회사 일괄 제공 서비스 동의가 되어 있어 이미 회사 담당자에게 모든 자료가 넘어가 버린 경우입니다. 회사에서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를 이용하고 근로자가 자료 제공 동의를 했다면, 1월 중순 이후 회사 전산망으로 자료가 자동으로 전송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월 15일 간소화 서비스 오픈 직후, 회사에 자료를 제출하기 전(또는 회사 일괄 조회 전)에 반드시 접속하여 삭제 처리를 완료해야 합니다.
또한, 맞벌이 부부의 경우 배우자에게 정보 제공 동의를 해둔 상태라면, 배우자가 본인의 공인인증서로 접속하여 내 자료를 조회할 때 민감한 내역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정보 제공 동의를 취소하거나, 동의는 유지하되 특정 항목만 발 빠르게 삭제하는 '스피드'가 생명입니다.
2025년도 내역이 안 뜨는 이유와 해결책
"2025년 4월에 쓴 병원비가 지금(2025년 12월) 조회 안 되는데 언제 지울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현재 시점(연도 중)에는 아직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가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병원, 카드사, 은행 등 영수증 발급 기관은 다음 해 1월 초까지 국세청에 자료를 제출합니다. 따라서 2025년 사용분은 2026년 1월 15일이 되어야 홈택스(또는 손택스 앱)에서 조회가 되고, 그때 비로소 삭제 버튼이 활성화됩니다. 지금 당장 안 보인다고 해서 기록이 없는 것이 아니니 안심하지 마시고, 달력에 1월 15일을 꼭 체크해두시기 바랍니다.
연말정산 내역 삭제 방법: 홈택스와 손택스 활용법 (단계별 가이드)
연말정산 내역 삭제는 국세청 홈택스(PC) 또는 손택스(모바일 앱)의 '연말정산 간소화' 메뉴 내 [소득·세액공제 자료 삭제] 기능을 통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삭제한 자료는 복구가 절대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세무서에 직접 방문해서 신청서를 냈어야 했지만, 이제는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페이스가 익숙하지 않아 헤매는 분들이 많습니다. PC와 모바일, 각각의 환경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삭제하는 절차를 안내해 드립니다.
홈택스(PC)를 이용한 상세 삭제 절차
PC를 이용하면 화면이 넓어 여러 항목을 한눈에 비교하며 삭제하기 좋습니다. 실수로 다른 항목을 지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가급적 PC 사용을 권장합니다.
- 홈택스 접속 및 로그인: 공동인증서, 금융인증서 또는 간편인증을 통해 로그인합니다.
- 메뉴 이동: 상단 메뉴에서 [조회/발급] → [연말정산 간소화] → [소득·세액공제 자료 삭제]를 클릭합니다. (간소화 서비스 오픈 기간에는 메인 화면에 바로가기가 생성됩니다.)
- 삭제 신청: 삭제하고자 하는 귀속년도(예: 2025년)를 선택하고, 의료비, 신용카드 등 항목을 선택합니다.
- 개별/일괄 삭제 선택: 특정 건별로 삭제할 수도 있고, 특정 기관(예: OO성형외과, XX산부인과)의 전체 내역을 삭제할 수도 있습니다.
- 본인 인증 및 확인: 삭제 처리를 위해서는 본인 인증 절차를 한 번 더 거쳐야 합니다. 최종적으로 "복구 불가" 메시지에 동의하면 삭제가 완료됩니다.
전문가 Tip: 의료비의 경우 '사생활 보호' 신청 기능이 별도로 존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자료 삭제'입니다. 의료비 내역을 삭제하면 해당 금액만큼 의료비 공제 대상 금액이 줄어들게 되므로, 삭제 전 공제 한도 미달 여부를 미리 계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손택스(모바일)를 이용한 간편 삭제 절차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삭제가 가능하여, 직장 동료들 눈치 보지 않고 처리하기에 유용합니다.
- 손택스 앱 실행 및 로그인: 지문인식이나 간편비밀번호로 로그인합니다.
- 전체 메뉴: 우측 상단 [전체메뉴] 터치 → [조회/발급] → [연말정산서비스] → [간소화 자료 삭제]를 선택합니다.
- 항목 조회: 삭제를 원하는 소득·세액공제 항목(의료비, 교육비, 신용카드 등)을 선택하여 조회합니다.
- 선택 삭제: 리스트에서 삭제할 항목의 체크박스를 선택하고 하단의 [삭제] 버튼을 누릅니다.
- 주의 사항: 모바일 화면은 작아서 터치 실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액이 큰 항목을 실수로 지우지 않도록 두 번 확인하세요.
신용카드 및 의료비 내역 부분 삭제: 이것만은 꼭 알아두세요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나 의료비 지출 내역을 삭제하면, 단순히 '조회'만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금액만큼 공제 혜택(환급)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삭제로 인해 결정세액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내역만 지우고 공제는 받고 싶다"고 생각하시지만, 국세청 시스템상 이는 불가능합니다. 간소화 자료에서 삭제한다는 것은 "나 이 지출에 대해 공제받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
신용카드 내역 삭제 시 고려해야 할 경제적 손실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는 총급여의 25%를 초과해서 사용한 금액에 대해 공제해줍니다. 만약 여러분이 삭제하려는 금액이 커서, 총 사용액이 급여의 25%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면 공제액은 '0원'이 됩니다.
- 시나리오: 연봉 5,000만 원인 직장인 A씨가 연간 1,500만 원(총급여의 30%)을 썼습니다. 여기서 사생활 보호를 위해 300만 원어치 카드 내역을 삭제했습니다.
- 결과: 남은 인정 금액은 1,200만 원입니다. 연봉의 25%인 1,250만 원에 미달하게 되어, A씨는 신용카드 공제를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됩니다.
- 전략: 삭제하려는 금액이 공제 구간(25% 초과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기본 공제 문턱에도 못 미치는 구간에 있는지 계산해 봐야 합니다. 공제 효과가 미미하다면 과감히 삭제하여 사생활을 지키는 것이 이득일 수 있습니다.
의료비 내역 삭제와 실손보험금 수령의 관계
의료비 내역을 삭제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병원 방문 기록 노출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실손의료보험금' 수령 내역입니다. 간소화 서비스에는 내가 받은 실손보험금 수령액도 뜹니다.
만약 병원비 지출 내역(A)은 삭제했는데, 해당 병원비로 받은 보험금 수령 내역(B)은 그대로 남아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회사 담당자가 꼼꼼히 본다면 "어? 병원비 지출은 없는데 보험금은 어디서 받은 거지?"라고 의아해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보안을 원한다면 지출 내역뿐만 아니라 관련 보험금 수령 데이터가 어떻게 표출되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다만, 보험금 수령 내역 자체를 임의로 삭제하는 기능은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의료비 공제 자체를 받지 않겠다고 전체 항목을 비공개 처리하는 것이 더 안전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 구분 | 일반적인 처리 | 전문가 권장 처리 (삭제 시) | 비고 |
|---|---|---|---|
| 신용카드 | 전체 내역 자동 전송 | 특정 카드사/기간 선택 삭제 | 삭제된 금액만큼 공제 불가 |
| 의료비 | 병원/약국별 자동 전송 | 병원별/건별 선택 삭제 | 난임, 성형외과 등 민감 정보 보호 |
| 기부금 | 단체별 자동 전송 | 특정 단체 선택 삭제 | 종교/정치 성향 노출 방지 |
삭제한 내역, 나중에 다시 복구할 수 있을까? (경정청구 활용)
홈택스 간소화 서비스에서 '삭제'한 내역은 시스템상 영구 삭제되어 다시는 간소화 서비스에서 조회하거나 복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이나 경정청구를 통해 공제받을 기회는 남아있습니다.
이 부분이 전문가로서 드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꿀팁'입니다. 회사에 제출하는 연말정산 서류에서는 삭제하여 사생활을 보호하고, 이후 개별적으로 국세청에 신고하여 환급금을 챙기는 전략입니다.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활용하기
1월 연말정산 때는 회사에 "공제받을 것이 없다" 혹은 "삭제된 상태의 자료"만 제출하여 정산을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5월이 되면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기간이 도래합니다. 이때는 회사를 통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홈택스에서 신고합니다.
- 방법: 5월 1일~31일 사이에 홈택스에 접속하여 근로소득 신고를 다시 합니다. 이때 1월에 삭제했던 의료비, 신용카드 영수증(병원이나 카드사에서 별도로 재발급 받아야 함)을 첨부하여 입력합니다.
- 장점: 회사는 내가 5월에 따로 신고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완벽하게 비밀을 유지하면서 세금 혜택(환급)까지 챙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경정청구: 5월을 놓쳤다면?
만약 5월 신고 기간마저 놓쳤다면, 경정청구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법정 신고기한 경과 후 5년 이내라면 언제든 수정 신고가 가능합니다.
- 준비물: 삭제했던 내역의 증빙 서류 (병원 진료비 납입 확인서, 신용카드 사용 확인서 등 - 해당 기관에 요청하여 실물이나 PDF로 받아야 함).
- 신청: 홈택스 [세금신고] → [종합소득세 신고] → [근로소득 신고] → [경정청구] 메뉴 이용.
- 효과: 담당 세무서 조사관이 검토 후 약 2개월 내에 환급금을 개인 계좌로 입금해 줍니다. 회사에는 통보되지 않습니다.
주의사항: 간소화 서비스에서 '삭제' 버튼을 누른 데이터는 전산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나중에 경정청구를 하려면 해당 영수증 발급 기관(병원, 카드사 등)에 직접 연락해서 증빙 서류를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이 점을 감수할 수 있다면, 삭제 후 개별 신고는 사생활과 돈을 모두 잡는 전략입니다.
[연말정산 내역 삭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손택스 앱에서 올해 사용 내역을 지웠는데 다시 조회하면 그대로 뜹니다. 왜 그런가요?
연도 중에 조회되는 '연말정산 미리보기' 등의 서비스에서는 확정된 자료가 아니므로 삭제 기능이 완벽하게 적용되지 않거나 단순 조회 화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삭제 신청 후 시스템 반영까지 약간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삭제는 귀속년도 다음 해 1월 15일, 간소화 서비스가 정식 오픈된 이후에 [소득·세액공제 자료 삭제] 메뉴에서 진행해야 하며, 이때 삭제하고 나면 '삭제된 자료' 탭으로 이동하거나 아예 조회되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오픈 전 테스트 삼아 눌러본 것이라면 1월 15일에 다시 한번 꼭 확인하세요.
Q2. 연말정산 카드 내역 삭제하면 배우자도 못 보나요?
네, 본인이 본인의 공인인증서로 접속하여 카드 내역을 삭제하면, 배우자가 정보 제공 동의를 받아 본인 자료를 조회하더라도 삭제된 내역은 보이지 않습니다. 맞벌이 부부 절세를 위해 자료를 몰아주는 경우라도, 삭제된 데이터는 전송되지 않습니다. 다만, 배우자가 이미 조회를 마친 상태(다운로드 완료)에서 뒤늦게 삭제하는 것은 소용이 없으니, 배우자가 조회하기 전에 먼저 접속하여 삭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3. 특정 병원비만 삭제하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네, 가능합니다. 의료비 내역 조회 화면에서 병원/약국별로 리스트가 뜹니다. 여기서 전체를 지우지 않고 특정 병원(상호명 확인 가능)의 내역만 체크박스로 선택하여 삭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감기약이나 치과 치료 같은 일반적인 내역은 남겨두고, 알리고 싶지 않은 특정 진료 내역만 콕 집어 제거할 수 있어 유용합니다.
Q4. 실수로 삭제했는데 취소할 수 있나요?
안타깝게도 홈택스 간소화 서비스 내에서의 삭제는 '복구 불가'가 원칙입니다. 삭제 버튼을 누를 때 팝업으로 뜨는 경고 메시지가 바로 그 내용입니다. 만약 실수로 지웠는데 공제를 꼭 받아야 한다면, 해당 기관(병원, 카드사 등)에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하여 '연말정산용 납입증명서'를 별도로 발급받아 회사에 종이 서류나 PDF 파일로 제출해야 합니다. 간소화 시스템상 복구는 안 되지만, 공제받을 방법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론: 사생활 보호와 절세,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연말정산 내역 삭제는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기능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사생활 보호 수단입니다. 핵심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골든타임: 2026년 1월 15일 간소화 서비스 오픈 직후, 회사가 자료를 가져가기 전에 즉시 삭제하세요.
- 방법: 홈택스 또는 손택스의 [소득·세액공제 자료 삭제] 메뉴를 이용하세요.
- 전략: 회사에는 삭제된 자료를 제출하여 비밀을 유지하고,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별도로 신고하여 환급금을 챙기세요. (단, 영수증 재발급의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합니다.)
"기록은 지울 수 있지만, 혜택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전문가의 팁을 활용하여,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지키면서 13월의 월급도 놓치지 않는 스마트한 연말정산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